유행은 나를 스쳐지나가는 바람 같다.
나는 가만히 있지만, 봄바람이 불어오고 또 지나가듯이 유행은 흘러가는 것 같다.
내가 아무리 유행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해도 유행을 비켜가기는 힘들다. 겨울이 지나고 새봄이 오듯이, 유행도 어느덧 찾아왔다가 지나가고 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온다.
유행을 따르면 편하다고 느낀다. 왜? 내 취향을 잘 모르거나 나 혼자 너무 튀는 것은 부담스러울 때 다행히 많은 사람들과 함께 가는 길(유행)을 따르면 쉽고 편하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대량생산과 소비는 비용을 절감한다)
어쩌다가 요즘 젊은 사람들과 부딪쳐보면 놀랄 때가 많다. 너무 다르다. 같은 한국말을 쓰고, 한국땅에서 살고 있고 주요 뉴스와 대중매체를 늘 함께하고 있음에도 이렇게 다를 수 있나? 하는 때가 있다. 경험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낯선 사람에서 연인 사이가 되면 편해진다. 함께하는 경험이 쌓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집에서 보는 젊은이와 길거리에서 낯선 젊은이는 많이 다르다. 자기주장이 분명하고 자기 이익을 굳게 지키면서 눈치와 간섭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인 것 같다. 어떤 때는 두렵고, 어떤 때는 안타깝다 생각되기도 한다.
잘파세대
MZ세대라는 말은 흔히 들을 수 있다. 10대부터 40대까지 자기도 MZ세대라고 하니까 이것을 세분하려 한다. 스마트폰(아이폰이 2007년 공개)이 세상에 나오고 난 다음에 성장하는 세대를 '알파'(영어 알파벳 끝 Z까지 갔으니 앞으로 돌아가 알파) 세대라고 한단다. 여기에 MZ에서 Z세대와 알파세대를 아울러 "잘파세대" (Z+alpha) 라고 한다. 1990년대 중후반~2020년대 중반에 출생한 세대를 가리킨다.
잘파세대의 특징은 안정되고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상을 반영하듯 처음 만나는 사람에 대한 거부감이 없으며, 80년대 유행을 따라 하며 그 시대상에 대해 관심이 있다. (영화 '서울의 봄'에 나오는 전두광에 대한 폭발적 관심)
편의점, 다이소, 무신사 등 매장을 주로 이용한다. 가성비와 개성적인 물건에 관심이 있다.
영속적인 관계 형성보다는 관심에 따라 연결을 형성하고 끊을 수 있는 '팔로잉', '댓글 대화'에 대한 선호가 높고, 특히 전화번호나 메신저 ID를 공유하는 것은 꺼리지만 흥미롭게도 직접 만나는 것은 선호하는 양상을 보인다.
바이럴(공유, 바이러스처럼 전염, 입소문)이 일상, 인증은 예절이라고 할 정도로 자신의 관심과 경험을 상시적으로 커뮤니티에 공유함으로써 바이럴세터로서 급부상했다.
옛날 유행을 즐긴다. '너 웃기는 뽕짝이다 얘~' 같은 70~80년대 당시의 서울 사투리를 따라 하거나 80~90년대 유행한 음악을 선보이는 등 예전의 트렌드를 차용하는 것을 즐긴다.
디토소비
디토(Ditto)는 걸그룹 뉴진스의 노래 제목이다. 가사가 다소 난해하지만 리듬과 흥얼거리는 허밍이 좋아서 거부감 없이 누구나 즐기는 것 같다. 영어 디토의 뜻은 라틴어로 "상동", "같다", "me too"의 의미로 쓰인다. 서류에 주소를 기록할 때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기록하고 그 밑에 현주소가 있으면 "상동"이라고 쓰거나 "(큰따옴표)"를 쓰기도 한다. 영화 사랑과 영혼에서 "너를 사랑해"라는 말에 나도 그렇다는 뜻으로 "디토"라고 했다고 한다. "내 말에 공감해 줘"라는 뜻으로도 쓴다.
Stay in the middle Like you a little Don't want no riddle 말해줘 say it back Oh say it ditto 아침은 너무 멀어So say it ditto
훌쩍 커버렸어 함께한 기억처럼....... (디토 노랫말)
시장 자본주의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것은 역시 돈이다. 돈으로 모든 것의 가치를 따지고 심지어 사람의 생명(목숨)에도 가격을 매긴다. (보험회사에서 사망자에 대한 보험금 계산식이 있다) 모든 것의 가치를 알고 싶으면 그것을 돈으로 환산해 보면 알기 쉬워질 것이다.
누군가 약속시간에 늦거나 커피를 쏟아서 피해를 준 경우, "정말 미안해"라고 말한다면, "그래?, 돈으로 따지면 얼마나 미안하지? 천원 정도인가? 10만원 정도인가?"라고 물어볼 수도 있다. 물론 그러면 상대방에게 실례가 되겠지만 어찌 보면 편리할 수 있다.
디토소비란? 디토라는 말에 소비를 결합한 신조어이다. 한마디로 "따라 하기"라고 볼 수 있다. 단순하게 유명인들을 따라 한다는 것에서 좀 더 나아가, 자기의 가치관 / 세계관과 맞는 유명인들의 소비를 따라 함으로써 쉽게 결정할 수 있다고 한다. 너무 많은 선택지 중에서 무엇을 구매할지 찾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자기와 가치관이 맞고 좋아하는 세계관을 가진 사람이 착용하는 옷이나 액세서리, 음식 등을 따라 하면 구매선택의 고민을 덜 수 있는 것이다.
오늘 유행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젊은이들은 누구나 유행에 민감합니다. 유행하는 옷을 입고, 음식을 먹어봐야 하고, 브랜드를 선호합니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면서 나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게 되는 것 같습니다.
너무나 바쁘고 지친 나머지 유행을 따라 하기에 지쳤다고 볼 수도 있고, 이제는 "나"를 아끼고 내 취향과 내 몸에 맞는 것을 따르려는 마음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유행보다 실용적이고 쉽게 변하는 않는 가치를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젊은이들의 유행을 쫓아가기에는 너무 힘들잖아요.
젊은이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그들을 이해하고, 변해가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신조어'에 대한 정확한 의미와 배경을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약하자면, Z세대와 알파세대를 합쳐 "잘파세대"라고 부르는 추세이다. 그리고 뉴진스 노래 디토에 나오는 디토(Ditto)는 '나도 너와 같다, 방금 전에 한 말과 같다'라는 의미로 쓰이는데, 디토소비는 자기와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을 따라 하는 소비자들을 가리킨다.
유행에 너무 민감할 필요도 없지만, 일부러 관심 갖지 않기로 작정한 듯 사는 것도 불편할 수 있습니다.
대신에, 젊은이들도 중장년 세대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는 것을 바라 봅니다. (70~80년대 문화에 대한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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