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오랜만에 친척모임이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건강에 대한 이야기로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모두 콩을 먹고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콩을 먹는 이유와 방법이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콩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어렸을 때 학교 도시락 반찬으로 검은콩을 많이 드셨을 겁니다. 그때는 고기 구경하기가 어려웠고, 두부도 쉽게 먹지 못했으니까요.
나이 먹으면서 콩도 먹어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성분 때문이겠지요.
콩은 밭에서 나는 '고기'라고 합니다. 고기를 자주 먹지 못하는 북한군은 부대별로 콩농사를 지어 단백질을 섭취 합니다. 예전에 교도소에서도 (고기 대신) 콩밥을 먹였습니다. 검은콩(Black bean)은 양질의 단백질, 지방뿐 아니라 안토시아닌과 이소플라본이 풍부한 대표적인 고령친화식품이라고 합니다.
안토시닌은 항산화, 콜레스테롤 저하, 시력개선, 항염증효과, 당뇨억제 효과가 있고, 이소플라본은 여성호르몬 유사 기능을 하는 물질로 항산화, 혈행개선, 노인성 치매 개선, 심근경색 예방과 당뇨억제 효과가 있다.
연구용역보고서 안토시아닌 강화 국내산 흑미 및 검은콩을 기반으로 하는 근감소증 개선 고령친화식품 개발 농림축산식품부식품산업정책과 네추럴웨이 2022 |
검은콩의 종류
검은콩은 3종류가 있습니다. 농식품부 연구논문 자료에 따르면 흑태, 서리태, 서목태를 아래와 같이 설명합니다.
흑태, 서리태, 서목태의 명칭에서 왜 '콩 두'자를 쓰지 않고 '태'자를 쓰는지 정확히 확인이 안 되지만, 서목태(鼠目太)의 '태'자는 클 태(太) 자를 쓰더군요. 그러니까, 제 추측으로는 씨앗 중에서 콩의 종자가 아주 크기 때문에 크다는 의미로 '태'자를 붙이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한자어 콩두에서 '두'는 모양이 둥글다에서 비롯된 것이라 함)
* 흰콩(대두)과 차이점은? 한방에서 검정콩은 약에 넣지만 흰 것은 약으로 쓰지 않고 식용으로 쓴다.(식품동의보감)
검은콩을 먹으면 흰머리가 까매진다?
아닙니다. 검은콩을 먹으면 검은 머리가 난다는 말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 아닙니다. 탈모치료를 하는 의료계에서도 검은콩으로 검은 머리카락을 나게 한다는 데에 대해 부정적입니다. 그러나, 탈모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맞습니다. 시스테인 성분과 단백질이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검은콩에는 노화를 방지하는 성분, 안토시아닌이 다른 콩보다 4배 더 많이 들어있다. 이소플라본의 종류인 글리시테인이라는 성분도 일반 콩의 19배나 더 많다. 골밀도를 높여서 뼈가 텅텅 비는 것을 막고 항암 작용도 한다. 탈모에도 좋은 걸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모발 성장에 필수적인 시스테인 성분이 풍부하다. 혈액순환이 잘되게 함으로써 두피 영양 공급도 돕는다.
사극 드라마에서 ‘감두탕’을 들어본 적 있을까? 조선시대 왕들에게 자주 처방되던 약으로 감초와 검은콩(감두)을 같은 양으로 달인 해독제다. 모든 열독(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나는 것), 대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을 치료한다고 기록돼 있다. 옛날 왕들은 항상 독살 위협에 시달렸기 때문에 예방적으로도 복용했다. 혈압약, 고지혈증약, 관절약 등 약물을 과다복용하는 사람은 검은콩을 매일 먹는 게 좋다. 술, 담배, 가공식품을 자주 먹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검은콩은 해독만 하는 게 아니라 콩팥도 튼튼하게 한다. (동아일보)
콩 속에 독 성분이 있다?
대부분의 식물은 자신을 (벌레와 동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어느 정도 독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콩 속에는 소화를 방해하는 성분이 있어 독소로 작용하고,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 낸 피트산과 렉틴이 있다. 이것은 염증을 일으키고 자가면역질환, 과민성대장증후군, 만성피로와 두통을 유발한다고 한다. 다행히 이런 독소는 습기와 열을 동시에 가하면 사라진다고 하는데, 습기와 열? 압력솥으로 찌면 된다.
이렇게 좋은 콩에도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소화가 잘 안 된다. 콩에는 트립신 저해제라고 하는 단백질 소화를 방해하는 성분이 있다. 제대로 소화되지 못한 단백질 찌꺼기는 독소로 작용할 수 있다. 둘째, 너무 많이 먹으면 칼슘, 아연, 철분과 같은 미네랄 흡수가 저해된다. 식물이 동물로부터 종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드는 피트산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최근 새롭게 떠오른 렉틴 문제다. 렉틴 역시 식물의 방어물질이다. 당이 결합한 식물성 단백질이다. 장 내벽이나 관절에 쌓여서 염증을 일으키고, 자가면역질환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 만성피로, 두통 등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들 성분은 콩에 습기와 열기를 동시에 가하면 거의 사라진다. 푹 삶거나 쪄서 우리가 부드럽게 먹을 수 있을 정도만 되면 대부분 사라지고 없다. 전자레인지는 어떨까? 트립신 저해제, 피트산, 렉틴 함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병아리콩, 렌틸콩은 전자레인지로 가열하니 이런 성분들이 줄었다. 하지만 검은콩은 그 함량이 줄어들지 않았다.
요리 전 콩을 물에 불리면 렉틴과 함께 안토시아닌 같은 항산화 성분도 빠져나올 수 있다. 제일 좋은 요리법은 압력솥으로 찌는 것이다. 검은콩의 좋은 성분을 보존하면서도 소화와 영양 흡수를 방해하는 성분은 없앨 수 있다. 단, 콩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은 섭취에 주의를 기해야 한다.(동아일보)
검은콩이 노인친화식품인 이유는?
1. 내년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의 20%를 넘게 된다. 초고령화사회에서는 노인 맞춤 건강식품이 중요하다.
2. 근감소증은 노화에 따른 변화 중 하나로 골격근육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근감소증으로 신체 활동 대사의 감소, 비만, 당뇨, 골다공증, 고지혈증과 고혈압을 유발하하여 2016년에 질환으로 공식 등록되었다.
3. 신체의 40%를 차지하는 근육은 우리 몸 단백질 중 50~75%를 저장하는 단백질 저장소이다.
4. 노화로 인해 운동부족과 우리 몸속 단백질 분해가 증가하고 단백질 합성이 감소하면 근육량이 줄어든다.
5. 고령인구에게 근감소증이 발생하는 중요 요인은 단백질 섭취 부족 때문이고, 동물성 단백질보다 식물성 단백질 섭취가 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으며, 두류는 근감소증을 겪고 있는 고령인구가 섭취해야 하는 필수 식품이다.
마시는 것 VS 씹어 먹는 것
음식은 씹어서 먹는 것이 좋겠지요. 씹어 먹는 것이 어려운 경우 부드럽게 조리하거나 물리적인 변형을 통해 영양 섭취를 쉽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건강상태와 체질을 고려하여 적당한 섭취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고령사회를 먼저 겪었던 일본에서는 개호식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개호식품(介護食品)이란, ‘곁에서 돌봐 주는 음식’이라는 의미로, 일본은 1980년대부터 요양대상에서 건강한 고령자에 이르기까지, 개호식품에 대한 개념을 사용해 왔습니다.
국제 연하(음식물을 삼키는 동작) 장애식 표준화 협회에서는 아래 그림처럼 연하장애와 관련하여 5단계로 표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 씹어먹는 Food와 마시는 Drink를 각각 5단계로 구분하였는데 2단계는 서로 겹치고 있습니다.
서리태 볶아먹으면 여성호르몬 높아져 갑상선 저하 올 수도
서리태는 단백질이 매우 풍부하고(약 40%) 식물성 지방질도 많다. 아몬드와 비견될 정도인데 운동 및 다이어트에 추천하는 주요 곡물이기도 하다. 비타민 함량은 그다지 높지 않으나, 신체의 각종 대사에 반드시 필요한 비타민 B군이 많이 들어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이소플라본이라는 콩단백질이 많이 함유되었고 볶아 먹을 경우 함량이 더욱 높아지므로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된다. 또한 사포닌 성분이 체내 요오드를 배출하게 해 갑상선 호르몬 저하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요오드가 풍부한 미역, 다시마, 김 같은 해조류와 함께 먹으면 좋다. (나무위키)
마무리
거믄콩(검은콩, 검정콩)에 대해 이것저것 살펴봤습니다.
검정콩은 고령친화식품입니다. 단백질뿐만 아니라 노화방지와 근육감소,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등 노인에게 도움이 되는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먹는 방법은 콩이 가진 독소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압력솥에 쪄서 먹는 것을 권장하지만, 자신의 건강상태와 체질에 따라 다양하게 조리하거나 변형해 섭취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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