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된 배우 이선균은 슬픔을 안은 인상이었다.
그가 아이유와 함께 주연 배우로 출연한 "나의 아저씨"는 가슴을 울리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나의 아저씨에서 이지안(아이유)은 고령의 장애 할머니를 모시고 살아가는데, 요양원 비용을 감당 못해 어렵게 살아간다.
이지안(아이유)의 인상 깊었던 대사는 "잘 사는 사람들은 좋은 사람되기 쉬워"
경제적으로 궁핍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분골쇄신 노력해야 하는데, 잘 사는 사람들은 되게 쉽게 적선과 호의를 베풀 수 있다는 말이었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는 요양원에 들어가지 못해 힘든 삶을 살아가는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온다.
박동훈(이선균): 왜 할머니를 네가 모셔? 요양원에 안 모시고.
이지안(아이유): 쫓겨났어요. 돈을 못 내서.
박동훈: 손녀는 부양의무자가 아냐. 장애 있고 자식이 없으면 무료로 들어갈 수 있는데 왜 돈을 못 내서 쫓겨나? 혹시 할머니와 주소지 같이 돼 있니? 할머니와 주소지를 따로하면 요양원에 무료로 들어가 생활할 수 있어
손자·손녀가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은 집에 살면서 돌보면 국가 지원이 없다. 반면 손자·손녀가 할아버지, 할머니를 돌보지 않고 손을 떼겠다고 하면 국가가 지원금을 준다. 즉 손자·손녀가 착하면 지원하지 않고, 손자·손녀가 예의가 없으면 지원하는 것이다.(출처:주간동아)
현실에서 벌어지는 드라마
우리나라는 유독 노인 빈곤이 심하다고 한다. 같은 유교문화권에 속하는 일본, 대만에 비해 우리나라 고령자들은 힘겹게 살아가면서도 손자 손주들 용돈을 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매일 노동현장에 서 있는 분들이 많다.
70대 고령자들이 가진 집을 자녀 또는 손자들에게 명의를 이전해주는 경우가 많다. 이런 데에는 상당한 경제적 이유가 있다. 집 없는 노인들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자식이 경제적 여유가 있어 부모님에게 집을 사주면 2중으로 손해를 보게 된다. 세금 때문이다.
자식은 부모가 노년에 편히 살기를 바라서 집을 구해드리려 한다. 하지만 간단하지 않다. 부모 명의로 집을 사드리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 증여세를 내고 집을 사드린다 해도, 나중에 부모가 돌아가시면 그 집을 물려받을 때 상속세도 내야 한다. 부모의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증여세, 상속세까지 부담하며 집을 구해드리기는 어렵다. 그냥 자식 명의로 집을 구하고, 그 집에서 평생 살게 해 드리면 된다. 하지만 자식 명의로 집을 구하면 자식이 다주택자가 된다.
부모에게 살 집을 마련해드리는 건 자식으로서 참 잘한 행동이라고 칭찬받는다. 하지만 그 칭찬은 말뿐이다. 실제로는 부모에게 집을 마련해 드리면 거액의 각종 세금을 내야 한다. 친부모뿐 아니라 장인·장모, 시부모에게 집을 구해드려도 1가구 3주택자가 돼 징벌세 대상이다. 사회에서는 노년의 부모에게 효도하라고 하지만 그건 말뿐이다. 정말 부모에게 효도하면 막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출처:주간동아)
또 다른 예는 청년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한국은 1인 세대주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게 단지 젊은이의 독립심을 반영하는 건 아니다. 청약 등 부동산정책에 맞춰 세대 분리를 최대한 많이 하는 것도 세대수 증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본다.
자녀가 부모를 모시며 같이 사는 것이 이상적인 가정 모습으로 묘사되곤 한다. 하지만 이는 이상향일 뿐이다. 분양을 받으려면 하루빨리 세대주로 독립해야 한다. 부모와 자녀는 빨리 헤어질수록 좋다. 형제자매가 우애 있게 같이 살아도 곤란하다. 모두 떨어져 따로따로 살아야 청약을 넣을 수 있고, 지원금을 받기도 쉽다. 가족이 같이 모여 살면 지원이 없고, 가족이 각각 떨어져 살 때 각종 지원이 부여된다.
주택정책의 폐해
아파트 당첨 기회는 큰 돈을 벌 수 있는 일생에 한 번 있는 기회이다. 그래서 자기 명의로 집을 사는 것은 거의 "전과자"와 같은 낙인이 찍히는 거와 같다. 빌라 전세사기도 이러한 측면의 부작용일 것이다.
주간동아에서는 한국사회가 가정을 해체하더라도 돈을 더 중시하는 사회라고 주장한다.
지금 한국은 가족 구성원이 뿔뿔이 흩어지는 것을 유도하더라도 다주택자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자가 지원금을 받지 못하도록 막는 제도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가족이 서로 돕고 우애 있게 잘 지내는 게 뭐가 그렇게 중요하겠나. 빈부격차를 시정하고 돈 있는 사람이 더 부자가 되는 것을 막는 게 훨씬 중요하지 않겠나. 즉 한국은 가정의 가치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마무리
착하게 살면 손해을 본다. 유교적 도덕생활을 하면 경제적으로 손해를 보는 구조인 것이다.(법적으로 그렇다는 말이다. 실생활에서 착하게 살면 손해를 본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는 더 이상 유교국가가 아니다.
효도하는 자식/손자, 착한 며느리/사위도 그렇고, 위장이혼을 하지 않아 각종 세금을 물어야 하는 사람도 그렇다. 그러니, 1인가구가 증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2조(정의)
5. “부양의무자”란 수급권자를 부양할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서 수급권자의 1촌의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를 말한다. 다만, 사망한 1촌의 직계혈족의 배우자는 제외한다.
제12조의3(의료급여)
②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부양의무자가 없거나,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부양능력이 없거나 부양을 받을 수 없는 사람으로서 그 소득인정액이 제20조제2항에 따른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심의ㆍ의결을 거쳐 결정하는 금액 이하인 사람으로 한다. 이 경우 의료급여 선정기준은 기준 중위소득의 100분의 40 이상으로 한다.
부양의무자의 범위에 1촌인 부모와 자식은 해당되지만, 2촌인 손자와 조부모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리고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부양의무자가 부양하려는 의지가 없어) 부양받을 수 없는 사람도 수급권자가 될 수 있다.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뜻이 맞지 않는 가족끼리 부대끼며 살 바에야 차라리 1인가구로 속 편하게 사는 것이 개인의 행복을 증진하는 기회인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현실은 알고 인정하며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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