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끝나는 아쉬운 순간입니다.
휴일에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데, 그동안 바빠서 못 만났던 회포를 푸는 즐거움도 있지만
무심코 들린 상대의 말이 상처로 와닿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대방이 의도한 것이든 그렇지 않고 무심코 던진 돌이든 어쨌든 내 마음에는 큰 상처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과 자기만의 요령이 있겠지만, '나'에 대해서 차분히 알아가는 기회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
600년 동안 이 나무는 무엇을 보고 느꼈을까요?
지금 이 나무를 바라보고 사진을 찍는 나를, 나무가 의식이 있어 말을 한다면 뭐라 할까요?
"애쓴다", "오래 사는 것이 부럽냐?"
움직일 수 없는 운명을 지고 태어난 나무는 한 번도 이 땅을 떠날 수 없었다. 이 땅이 메마르다고 또는 벌레가 내 몸을 갈아먹는다고 저곳으로 옮길 수 없었다. 그저 묵묵히 이 땅의 영양분과 이곳의 날씨에 따라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나무라면 당연히 땅속에 뿌리를 박고 하늘을 향해 두 팔벌려 서 있어야 하는 것이지만, 늙어빠진 나무는 이제 겨우 가지가 땅에 닿지 않게 목발에 의지해 서 있는 정도다. 나 스스로 죽을 수도 없다.
내 생각은 내가 하는 것이지만 나만의 것은 아니다.
내 생각은 내가 ‘하는’것이라기보다 내게 ‘일어나는’ 일에 가깝다.
다른 사람이 한 말에 상처를 입는 상황이 있다.
대개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즉시 마음이 아프거나 화가 나지 않는다.
그 사람이 그 때 했던 말을 내 마음속에서 다시 떠올리면서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것을 회고적 상상소통이라고 하는데, 그 말을 듣는 당시에 더 강하게 따지거나 비판하거나 화를 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자신의 못난 모습과 상대방에 대한 적개심이 꼬리를 물고 계속된다.
내 마음속 찻잔에 소용돌이와 태풍이 불고 있는데, 오로지 나만 홀로 지켜보는 꼴이다.
내 마음속 생각과 감정을 누구에게 보여줄 수도 없고, 오직 나만 혼자 바라보고 있어 더 안타깝고 억울한 느낌이다.
그 사람에 대한 증오가 쌓이고 분노를 표현하지 못하면 미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잠시 이 더러운 감정을 삭이려고 혼자 조용한 시간을 가지려고 하면 더욱더 '그 당시' 생각만 난다. 잠이 오지 않는다. 완전히 함정에 빠진 느낌이다.
잠시, 심호흡을 합시다.
지금 누가 나를 향해 칼을 겨누거나, 내 신체에 상처를 주어 피가 나는 급박하고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합시다.
내 감정은 누가 만들었나요?
물론 그 사람이 불을 질렀지만, 내 마음속에서 일어난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누군가 나 몰래, 내 마음속에 들어와 불을 지르고 달아날 수는 없잖아요.
내 생각은 내 마음대로 불러일으켰다 가라앉혔다 할 수가 없다. 어떤 생각을 의도에 따라 떠올리거나 혹은 사라지게 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생각은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나에게 일어나는 하나의 사건이다. 앞으로 5분 뒤에 무슨 생각을 하겠다고 계획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겠는가? 불가능하다.
앞으로 내가 5분 뒤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예측이나 할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지금 이 책을 읽는 독자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 역시 독자의 의 도나 계획에 따라 생겨난 것이 아니다. 그저 독자의 삶에 일어나게 된 하나의 사건일 뿐이다.
내 생각은 나의 것이 아니다. 내 감정 역시 나의 것이 아니다. 내가 만 들어낸 것도 아니고, 내가 계획한 것도 아니고, 내가 의도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서 떠오르고 다른 사람들은 전혀 알아차릴 수가 없으니 우리는 '나의 생각이나 감정이 곧 나의 것'이라 생각하고, 더 나아가서 '그것이 바로 나'라는 착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나의 생각이나 감정은 나의 심장이나 내장의 움직임과도 같다. 내가 의도한 것도 계획한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내 심장박동은 나에게 일어나는 하나의 지속적인 사건이지 내가 계획하거나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내 심장박동은 내 뜻에 따라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분명 내 몸에 서 벌어지는 일인데도 '나의 일'이 아니다. 나의 생각이나 감정 역시 그러하다.
내면소통 훈련의 핵심은 나의 생각이나 감정을 하나의 사건으로 알아차리고 한걸음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있다. 그런 능력을 지닌 것이 배경자아다.
내 마음이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스토리텔링, 내면의 목소리가 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고 말하면, 더 더 코끼리가 생각난다. 내 머릿속 내 생각인데 왜 내가 멈추지 못할까?
실제 있었던 일과
내 머릿속에서 꼬리를 물고 만들어지는 이야기(내면의 목소리)를 구분하고 알아차려야 합니다.
(어떤 말을 듣고) 화가 나고 안 나는 것은 내 생각습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상대방이 어떤 악한 의도를 가지고 내게 한 말(행동) 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악의로 일부러 나를 욕보이는 말/행동을 했다) 화가 나고 안 나는 것은 내 마음(몸)입니다.
여름날 시원한 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누군가 내 얼굴을 건드린다면, 아마 대부분 무척 화가 나거나 나를 무시한 행동이라고 생각될 것입니다.
그런데, 나를 건드린 것은 귀여운 꼬마(보호자가 근처에 없는)였다는 것을 알면 화는 사그라질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나를 건드린 것은 내 반려견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리면 금방 화는 사라질 것입니다.
화가 나는 감정을 일으키는 원인은 밖에 있지만, 실제 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것이지요.
내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마음속에 분노, 삭이지 않는 강렬한 감정이 있다는 것이지요.
그것을 바라보는 내가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합니다.
내 마음속에서 일어난 불은 그 누구도 끌 수 없습니다. 오로지 나만이 그 불을 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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