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지인 분을 만나고 왔어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희귀질환에 직업도 잃고, (특히 경제적으로) 가정도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있는 걸 봤습니다. 루게릭병은 인구 10만명 당 2~3명 정도 발병한다고 하더군요. 통계와 확률이 참 별거네요. 내가 복권에 당첨될 확률은 매우 낮다고 불평하지만, 또 이런 희귀질환에 걸릴 확률을 보니 섬뜩한 느낌이 드는 거예요.
2024.08.18 - [세상바라보기] - [책소개] 내면소통
죽음을 앞둔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처음에는 왜 나에게 이런 불행이 찾아오나 하면서 원망하고, 분노하면서 거부하겠지요.
한 때 나도 암이 의심된다는 의사 소견을 듣고 충격에 빠진 적이 있었거든요.
결국에는 주어진 운명 죽음을 받아들여 수용하게 되겠지요.
우리는 누구나 죽게 될 것이지만, 대부분 영원히 살것처럼 살아가는 현실입니다.
죽음앞에서는 모든 찬란한 빛이 무채색으로 변하게 된다는 것을 빨리 깨달게 된다면, 세상은 더 평화로워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요즘 내면소통이라는 책을 읽고 있어요.
책 621페이지에 경외심에 대한 내용이 있어, 흥미롭게 생각합니다. 과거에도 황홀경과 경외심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았었거든요.
오늘은 내가 알던 경외심에서 한 발 더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경외감은 대자연앞에서 인간이 느끼는 놀라움과 두려움, 대우주 앞에서 한 없이 작고 가벼운 자기 자신을 바라보게 되면서 느끼는 감정일 것입니다. 자포자기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런 '경외'는 인간을 겸손하게 만들기도 하고, 온 우주와 혼연일체가 되는 느낌을 갖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대자연의 아름다운 광경을 눈앞에 보면서 우리는 먼지와 같은 아주 사소한 인간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기도 합니다.
지금 살이있고 이렇게 경외를 느낀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요.
뿐만아니라, 주변에 있는 모든 생명에 대해 고귀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나의 생명은 온 우주입니다. 그리고 나와 온 우주가 하나라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경외의 핵심은 그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날
내가 생각했던 경외에 대한 느낌을 살펴봅니다.
모든 생명은 그 자체가 신비롭다고 합니다. 살아있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넓고 넓은 우주에서 지금까지 지구 외에 생명체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지구라는 작은 행성에서도 생명은 너무나 귀한 것입니다.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오늘을 부대끼며 살고 있고 또 내일도 오늘처럼 살아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지요.
황홀경과 경외감에 대해 생각해 보셨나요?
당신은 언제 황홀경에 빠진 적이 있을까요? 경외감이 든 기억이 있나요? 얼른 생각나지 않겠지요. 대부분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그렇게 살아간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장엄한 자연의 질서에 대해 감탄하는 일이 많아지도록 살아갈 작정입니다.
봄 꽃구경은 하셨을까요? 아직이라구요. 그럼 봄에 핀 많은 꽃들을 자세히 오랫동안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요. 멀리 찾아가지 않아도 우리 근처에 이미 와 있으니까요.
나태주 시인의 황홀극치
봄꽃에 빠져 황홀경을 떠올리다
황홀의 경지에 이른 것을 황홀경이라고 하고, 황홀은 '어떤 사물에 마음이나 시선이 혹하여 달뜸'이라고 한다.
아카시 꽃이 핀 어느 날
꽃 냄새가 나무 아래 전체를 휘감아 돌 때, 그곳에서 황홀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었다.
내가 만약 인간이 아니고 꿀벌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해 봤다.
표준국어대사전
황홀(恍惚/慌惚) 「명사」「1」 눈이 부시어 어릿어릿할 정도로 찬란하거나 화려함.
「2」 어떤 사물에 마음이나 시선이 혹하여 달뜸.
「3」 미묘하여 헤아려 알기 어려움.
「4」 흐릿하여 분명하지 아니함.
경외감이 건강도 챙겨준다
경외감은 무엇일까.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어떤 대상을 두려워하면서 우러러보는 감정'이다. 신이나 위대한 정치인 등 압도적 존재 앞에서 한없이 작아 보이는 자신을 느끼는 것도 일종의 경외감이다.
경외감에 대해 너무 잘 쓴 글(기사)을 소개합니다.
지난 20년간 '경외감'을 연구해 온 대처 켈트너 교수에는 경외감이 우리 몸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경외감을 통해 우리가 타인과 맺는 관계,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방식도 나아진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켈트너 교수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분교의 심리학 교수다. 그는 최근 허프포스트 팟캐스트 'Am I Doing It Wrong'에 출연해 우리가 왜 삶에서 더 많은 경외감을 느껴야 하는지, 그 결과는 무엇일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경외감 자체가 경이롭죠! 우리 인간 신경계의 진화에 대해 많은 걸 말해주거든요." 켈트너 교수가 말했다.
켈트너 교수에 따르면 경외감을 경험할 때 우리 뇌에는 뚜렷한 변화가 생긴다. "여기, 평상시 활성화되는 뇌의 영역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 시간, 목표, 노력, 체크리스트 등을 떠올릴 때 활성화되는 부분이죠. 이 부분이 경외감을 느낄 때는 비활성화됩니다."
대신 미주신경이 활성화된다. 미주신경은 척수의 윗부분에서 시작되는 큰 신경다발로, 목소리를 내는 데 쓰인다. 켈트너는 "그 결과 심박수가 낮아지고, 소화력이 좋아지고, 우리 몸은 보다 큰 세계를 향해 확장된다"라고 전했다. 염증 진행을 늦추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손쉽게 '경외감'을 느낄 수 있을까? 광활한 미대륙의 그랜드캐니언, 얼어붙은 북유럽의 오로라급 '장관'을 보러 휴가를 쓰고 거금을 들여야 할까? 켈트너 교수는 물리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그럴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켈트너는 "죽음을 앞두고 불안하고 우울해지기 시작한 75세 이상"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들은 일주일에 한 번 산책했는데, 조건이 있었다.
"'당신이 산책하는 동안, 당신은 작은 아이가 된 듯한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장소에 가서 주위를 둘러보세요. 작은 것들을 보고 큰 것들을 보고 신비감과 경이로움을 따르세요'라고 했죠. 그게 다예요." 켈트너가 설명했다.
답은 멀리 있지 않았다. 새로 핀 꽃처럼 작은 것부터 하늘 전체를 뒤덮은 일몰처럼 큰 것까지, 모두 경외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저 그 속의 대단함을 알아차리기만 하면 된다.
"도덕적인 아름다움"도 경외감을 자아낸다. 켈트너는 다른 사람들의 친절함이나 선함 또는 관대함을 목격하는 것, 또 음악을 듣고, 미술 작품을 보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했다.
켈트너는 해당 연구를 8주간 진행한 결과, 참여자들은 만성적 고통을 덜 느끼게 됐으며 불안하던 마음에 다소간 평화를 얻게 됐다고 밝혔다.
출처 : 허프포스트코리아(https://www.huffingtonpost.kr)
"핵심은, 우리의 관심을 자아 밖의 것들로 확장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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